
토픽 1 🧐 G마켓과 알리 합작이 남긴 질문들
토픽 2 🇺🇸 쉬인과 테무의 미국 진출
토픽 1 🧐 G마켓과 알리 합작이 남긴 질문들
두 기업의 합작, 9개월이 걸린 이유는
G마켓과 알리의 합작,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지난 9월 18일, 그랜드오푸스홀딩이라는 합작 기업의 설립이 공식적으로 승인됐는데요. 작년 12월 합작을 최초로 공개한 이후, 승인까지 장차 9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셈이죠.
승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장 지배력 때문인데요. 공정위는 두 기업이 결합할 경우, ‘해외 직구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했어요. 실제로 알리와 G마켓은 직구 시장 점유율 1위와 4위를 기록 중이기에 공정위의 판단도 충분히 설득력있다고 할 수 있죠.

따라서 공정위는 기업 결합 심사를 신중히 진행한 끝에, 이번 합작을 ‘조건부 승인’ 했어요. 조건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인데요. 1) 플랫폼은 앞으로 3년간 별도로 운영해야 하고, 2) 해외 직구 소비자 데이터는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에요.
G마켓이 ‘정말로’ 기대하는 건
G마켓의 고객 데이터가 알리와 공유될 시 엄청난 시너지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플랫폼 합작의 이점은 초기 의도보다 많이 감소했는데요. 그럼에도 이들이 합작을 강행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어요. 합작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먼저 G마켓의 현황에 대해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G마켓은 2021년 신세계그룹에 의해 인수됐는데요. 인수 당시 G마켓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에 달했기에, 신셰계 그룹은 G마켓과 옥션, SSG닷컴을 통해 성공적인 점유율 확장을 기대했죠. 이외에도 신선식품 기반의 SSG 닷컴과 비식품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G마켓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길 기대했어요.
그러나 AI 기반 큐레이팅, 상품 직매입 구조, 모바일 앱 활성화 등 핵심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두 플랫폼은 서로를 보완하기는 커녕 회사의 운영 능력을 분산시켰어요. 실제로 두 플랫폼 간 배송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스마일프레시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엔 역부족이었어요. 이마트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던 신세계에게 두 기업의 실적 악화는 골칫거리였겠죠. 세간에서는 G마켓 인수가 “3조짜리 실착”이었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어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세계 그룹은 G마켓 매각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개선되지 않는 실적을 해치우고 싶었을 수 있죠. 그러던 중 알리바바와의 합작은 매력적인 선택지였어요. 합작을 통해 쪼그라든 G마켓의 기업 가치를 불리고, 매각 과정을 순차적으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도 21년 3조원 가량이던 G마켓의 기업 가치는 합작 이후 6조원대까지 치솟았어요.
아직 신세계가 공식적으로 매각을 언급한 적은 없지만, 업계 역시 이번 합작을 단순한 협력이 아닌 매각 준비 과정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합작기업의 대표와 경영진 다수가 알리바바 출신으로 꾸려진 점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알리의 속내는
그러나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겨요. 알리는 왜 굳이 적자 기업과 손을 잡았을까요? 핵심은 플랫폼 신뢰도 확보에 있어요. 직구 플랫폼 1위를 지키려면 소비자 신뢰가 결정적인데, 해외 C커머스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제품·플랫폼 신뢰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알리는 국내 플랫폼인 G마켓과 결합해 이를 보완하고 차별화를 꾀한 것이에요. 실제로 합작법인 출범 전, 알리코리아는 외국 기업 세제 혜택을 포기하고 한국 기업으로 전환하기도 했어요.
또한, 외국 기업으로서는 국내 고객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따라서 알리는 고객 데이터를 다수 보유한 G마켓과의 협력을 훌륭한 보완책으로 생각했어요. 물론 이번 합작에서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직구 고객 데이터를 공유하는 게 불가하지만, 이후 매각을 통해 둘의 데이터를 온전히 공유한다면,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죠. 이외에도 G마켓이 기존에 운영해온 탄탄한 물류망과 합작 법인 설립 시의 기업 가치 상승 또한 합작의 다른 배경들로 거론되고 있어요.
남은 건 결국 앞으로의 알리의 행보예요. 알리의 큰 그림은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하는 것인데요. 글로벌 기업으로의 첫 단추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따라서 이번 합작은 단순한 국내 투자 차원이 아니라, 알리가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옛말에 ‘첫 단추를 바로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죠. 알리의 G마켓 합작은 알맞게 끼운 첫 단추가 될까요, 혹은 시작을 가로막는 잘못 끼워진 단추가 될까요?
토픽 2 🇺🇸 쉬인과 테무의 미국 진출
미국서 맞붙는 쉬인과 테무
알리가 신세계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동안, 미국에서는 또 다른 두 개의 중국계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어요. 바로 패스트패션 기반의 쉬인(Shein)과 초저가 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예요. 이 두 기업은 한국 진출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고 있어요.
두 기업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2023년 미국 시장에서 테무와 알리의 광고 지출액은 각 2위, 3위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또한 두드려졌어요. 특히, 테무의 성장률은 1700%를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성장세를 보였죠.

관세 공격에도 미국 진출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 미국 시장은 역설적인 곳이에요. 과거부터 지속되어온 미·중 갈등에 이어 최근에는 트럼프 정부가 드 미니미시(소액면세 폐지)를 발표함에 따라, 면세 혜택 또한 사라졌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관세 강화나 정치적 압박 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그럼에도 두 기업이 미국을 포기하지 못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거래액 10위권 순위에서 중국과 미국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특히 미국의 이커머스 거래액은 3위부터 10위권에 속한 모든 국가의 거래액 총합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에요. 쉬인의 가장 큰 주력 시장이 미국인 이유 또한 여기에 있죠.

이처럼 압도적인 시장 규모와 거래액은 관세 정책, 비우호적인 정치 상황을 능가하는 무기였어요. 일례로 면세 혜택이 폐지된 후, 테무와 쉬인은 매출 감소를 겪었는데요. 이에 테무는 유럽 등 다른 선택지를 공략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죠. 그러나 쉬인의 성장세가 계속해서 회복되자 테무 역시 다시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두 기업의 남은 과제
하지만 기회만큼 과제도 커요. 쉬인은 저가 패션의 대명사로 성장했지만, 노동 환경·저작권 침해 이슈에 지속적으로 휘말리고 있어요. 브랜드 이미지를 글로벌 패션 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미국 내 입지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어요.
테무 또한 ‘초저가’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품질 논란과 배송 지연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아요. 또 아마존, 월마트와 달리 독자 물류망이 없어, 가격 경쟁력 외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게 과제예요.
결국 두 기업 모두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단순한 저가 전략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지금은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두 기업의 미국 전략은 단순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장기적 신뢰와 지속가능성 확보가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해석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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